[밀착카메라] 9살 민식이 못 지킨 ‘스쿨존’…곳곳 점검해보니

[앵커]

얼마 전 9살 아이가 스쿨존에서 차에 치여 목숨을 잃는 사고가 났습니다. 부모는 신호등과 과속 단속 장치를 의무화해달라고 청원했습니다. 저희 밀착카메라팀이 이 사건을 계기로 스쿨존 곳곳을 한 번 점검해봤습니다.

정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한쪽 차선이 차들로 밀려 있는 한 도로.

어린 아이 둘이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찰나, 맞은 편에서 오던 흰색 SUV 차가 이들을 들이받습니다.

횡단보도 바로 건너편에는 있는 엄마의 가게에 가려다 생긴 일입니다.

엄마와 동생들은 사고 장면을 눈 앞에서 목격했습니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9월 11일 오후 6시, 충남 아산에서 9살 김민식 군은 이렇게 생명을 잃었습니다.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이 항상 불안했던 김군의 어머니.

[박초희/고 김민식 군 어머니 : ‘여기에 어떻게 신호등이 하나도 없지?’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저희 애가 이렇게 그 자리에서 갈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을 못 했어요.]

가족에게는 떠올리기도 힘든 장소이지만, 현장을 다시 찾아가봤습니다.

[김태양/고 김민식 군 아버지 : (충돌 후) 한참 간 다음에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더라고요. 여기에 신호등만 있었더라면…과속카메라 하나라도 있었더라면…]

사고가 난 후에야 이렇게 과속방지턱을 두 개나 만들어 두고 그 위에 횡단보도 줄도 새롭게 그어서 눈에 잘 띄도록 해뒀습니다.

또 아이들이 무단횡단을 하지 못하게 이런 안전펜스도 더 연장을 해두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신호등이 이 사거리에 없기때문에 위험하다고 지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근 상인 : 신호등이 없으니까. 엄마들이 하굣길에 나와서 애들 데리고 나오더라고요.]

규정 속도를 넘는 속도로 달리는 차들.

길을 건너려던 아이들에게는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 : 속도 재는 거 있잖아요. 거기 밑에서만 10㎞로 달리고, 그런 거 없는 데 있잖아요. 그런 데서 50㎞ 이렇게 달려요.]

[교통안전 지킴이 : 차가 속도를 많이 줄이고 나와야 되는데 안 지키는 차 많아. 학교 앞에서 천천히 오다 보면 이렇게 설 수가 있는데 그렇지 않고 아슬아슬한 순간들이 많아.]

서울 광진구의 한 초등학교 앞.

이곳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학교나 유치원 근처는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이 돼 있는데요.

규정속도도 시속 30km임을 알리는 속도계기판도 붙어 있지만 사실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를 단속할 장비도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주민 : 여기 학원 차가 너무 쌩쌩 달려가지고 저번에 우리 남편이 학원에 전화한 적 있어요. 여기 한 번만 더 험하게 달리면 신고한다고… ]

불법 주정차도 문제입니다.

운전자와 보행자 시야를 모두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인천 남동구의 한 스쿨존.

도로에 노란 실선이 두 개 라는 뜻은 이곳에 주정차가 전면 금지 된다는 뜻입니다.

특히 어린이보호구역이기 때문에 단속될 경우에 과태료 두배인데요.

하지만 이곳에 단속을 하는 사람도 없고 단속할 장비도 없다보니까 이렇게 버젓이 주정차 중인 차가 쉽게 눈에 띕니다.

푸드트럭이 서 있고, 소화전 앞인데 소용이 없습니다.

[주민 : 단속은 잘 안 하는 것 같죠. 여기 진짜 위험해요. 그래서 여기로 안 다니고 위에 신호등 있는 데로… ]

최근 4년간 스쿨존에서 12세 이하 어린이가 차에 치인 사고는 2000건에 가깝습니다.

2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원활한 교통흐름 등의 이유로 신호등은 교통사고나 통행량이 많은 곳이 아니고서는 꼭 설치할 필요가 없도록 돼 있습니다.

단속장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국 1만 7000여 곳의 바카라사이트 스쿨존 가운데 단속 장비가 설치된 곳은 5%도 채 되지 않습니다.

여기에 보행자를 우선시하는 운전습관이 부족한 것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김태양/고 김민식 군 아버지 : 아들 죽음이 헛되지 않게 내가 한 번 (국민청원을) 해보자. 스쿨존에는 신호등이 의무로 설치되고 과속카메라가 의무로 설치된다면… ]

단 몇발자국만 더 왔더라면 민식이는 엄마가 있는 가게에 도착할 수 있었지만 불행히도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이지만 속도를 줄이지 않는 경우나 주변을 살피지 않는 경우는 지금도 전국 1만 7000여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벌어지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제2의 민식이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영상디자인 : 김충현)

정원석 기자 (jung.wonseok@jtbc.co.kr) [영상취재: 김진광 / 영상편집: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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