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설부터 참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폭행당한 베트남 아내의 말 못 한 사연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Y’에서 베트남 아내 폭행 사건 뒤에 감춰진 이야기기가 공개됐다.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제기된 불륜설과 관련해 베트남 여성은 임신 후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남편의 무차별적인 폭행을 참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선 발달이 늦은 아들을 위해 한국에서 살고 싶었다고 했다. 방송 후 네티즌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는 앞서 공개된 전부인의 폭로와 상반됐기 때문이다.

방송에 따르면 지난 6일 인터넷을 발칵 뒤집은 베트남 이주여성 폭행 영상 속 피해자는 극심한 폭행으로 늑골이 부러져 숨쉬기조차 힘든 상태였지만 현재 쉼터에서 안정을 찾고 있다. 지난 6월 한국에 들어와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시간 동안 수없이 폭행을 당해왔던 베트남 아내는 한국말이 서툴러 경찰에 신고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 여성에겐 남편의 폭행을 참을 수밖에 없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신 후 유부남인 걸 알게 됐다고 한 피해 여성은 아이를 지우라는 남편을 피해 베트남으로 돌아갔고 그곳에서 아이를 낳아 키웠다.

이는 전 부인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의 폭로와 상반된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가해 남성은 한국 여성과 두 번 결혼했고 피해자인 베트남 여성과는 세 번째 결혼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는 ‘베트남 폭행 영상 속 여자는 내연녀입니다’라는 제목의 긴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동영상 속 베트남 여성 또한 다를 게 없는 똑같은 짐승이고 진실로 피해자가 아니라는 걸 알리고 싶어 글을 올리게 됐다”고 했다. “베트남 여성 또한 이혼하지 않은 유부남을 만났다”고 한 글쓴이는 “‘이 남자는 유부남이고 아이도 있고 만나지 말아라’라는 말을 여러 차례 직접적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부남의 아이를 임신하고 베트남에 가서 그 아이를 낳고 베트남에서 결혼식 및 돌잔치를 하는 걸 알았다”고 했다.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해 놓고 잘살아 보겠다며 아이를 한국에 데려와 버젓이 키우고 있는 상황이 너무 소름 끼치고 속상하다”고 한 글쓴이는 “저 남자 역시 폭언, 가정폭력, 육아의 무관심, 불륜 등으로 벌을 받아야 하지만 베트남 여성도 다를 게 없다. 여성이 베트남으로 다시 돌아가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글쓴이는 또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베트남 여성이 이혼을 종용한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공개된 문자 메시지는 지난 2017년 7월 베트남 여성이 전 부인에게 보낸 것으로 “너 지금 이혼 안 했어? 너 XXX지? 생각 없어, 우리 지금 너무 사랑해 ” “이혼해” “아줌마 바보” 등의 내용이 담겼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한국 국적을 취득할 목적으로 계획을 꾸미는 외국인들을 처벌하고 추방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엔 “피해자인 베트남 이주여성이 한국에서 근무한 적이 있으며 한국말이 유창하고 매매혼이 아닌 한국 남성과 2년간 불륜이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말이 서툴러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과는 거리가 멀고 피해 여성은 남편의 폭행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포함해 아무 연고도 없는 한국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고 한 청원자는 “이 여성은 국적법 6조의 내용에 따라 혼인 생활을 더 이상 이어가지 않고 국적을 취득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일 수도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유발된다”고 했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비공개 처리됐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엔 캡처된 이미지로 퍼지고 있다. 온라인에서 피해 여성의 ’피해자다움’이 제기됐다. 글쓴이의 주장대로 피해 여성도 문제이며 처벌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었지만 반면 사건과는 무관한 내용으로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은 전 부인의 주장과는 상반된 내용을 전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피해 여성이 유부남인 사실을 몰랐고 아이를 낳지 말라는 남성의 강요를 피해 베트남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후 1년간 연락이 없던 남편은 베트남으로 떠난 아내에게 이혼할 테니 들어와 같이 살자며 베트남으로 찾아왔다.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린 뒤 지난 3월 혼인신고를 하고 한국에 들어왔다.

모자가 한국에 온 지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폭행이 시작됐다. 하지만 여성은 또래보다 어눌하고 발달이 늦은 아이를 한국에서 제대로 교육하고 싶은 마음에 남편의 무차별한 폭행을 참고 견뎠다고 한다. 방송 직후 온라인에선 사실 여부와 함께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앞서 베트남 여성은 지난 4일 전남 영암군 삼호읍 자신의 집에서 아이가 보는 앞에서 남편에게 주먹과 발로 수차례 구타를 당했다. 베트남 여성은 남편으로부터 구타를 당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SNS에 공개해 공분을 샀다. 남편은 지난 7일 특수상해와 아동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됐고 8일 구속됐다. 베트남 여성은 남편과 이혼한 뒤 아이 양육권을 갖고 한국에 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방한 중인 또 람 베트남 공안부 장관을 만나 사과했다. 정치권과, 지자체 단체장, 인권단체까지 한목소리로 이주 여성의 인권 사각지대를 우려하며 제도적인 장치의 미비함과 국적 취득 시 불리함 등을 지적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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