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8차 사건 내가 했다”, 당시 국과수 과장 “거짓말”

8차사건 용의자 윤씨, 감옥에서도 일관되게 범행 부인

화성 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56)가 모방범죄로 종결된 8차 사건까지 본인이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건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유전자분석과장이었던 최모 과장은 “이춘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당시 국과수가 방사성동위원소 검사를 실시한 결과, 사건 현장에 있던 모발과 용의자의 모발이 일치했다는 것이다.

최모 전 국과수 유전자분석과장은 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1988년 8차사건 발생 당시 현장에서 용의자의 것으로 보이는 체모가 나왔고 경찰이 용의자 1500여명의 체모와 함께 국과수에 제출했었다”며 “국과수 원자력 연구소에서 방사성 동위원소 검사를 해 한 명이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와 사건이 종결처리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방사성 동위원소 검사로 한 명이 추려졌는데 그게 잘못될 확률은 지극히 낮지 않겠냐”며 “이춘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화성연쇄살인 8차사건을 담당했던 하승균 전 경정도 본인 저서에서 이 같은 경위를 설명했다. 하 전 경정은 “국과수 감정 결과 피해자 박모(13)양의 옆 동네에 사는 경운기 수리센터 종업원 윤모(22)씨가 범인으로 밝혀졌다”며 “이 결과를 갖고 윤씨를 체포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고 했다.

특히 이 사건은 재판 당시 국내 사법사상 처음으로 국과수의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감별법 감정결과를 증거로 채택해 관심을 모았다. 당시 윤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법원은 1심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일관되게 자백하고 국과수가 작성한 체모 감정의뢰 보고서에 ‘모발에서 발견된 방사성 동위 원소의 함량이 12개 중 10개가 편차 40% 이내에서 범인과 일치한다’는 감정 결과에 따라 피고인이 범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국과수와 전문가 등에 따르면 현재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통한 동일인 여부 감별법은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핵의학과 교수는 “주로 방사성 동위원소 함량 분석을 통해 화석이나 유적의 연대를 측정하긴 하는데, 이를 사람 신체 일부에도 적용한다는 건 처음 들어봤다”고 말했다.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씨는 2010년까지 형을 살다가 석방됐는데, 일관되게 ‘내가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2003년 한 바카라사이트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을 죽인 적이 없다. 나처럼 돈도 없고 빽도 없는 놈이 어디에 하소연하겠냐”고 말한 바 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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