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보, 고아가 된 초등학생에게 수천만원 소송 걸었다가 취하

2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고아가 된 초등학생에게 소송을 건 보험회사가 어딘지 밝혀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와 수만명의 청원동의를 얻고 있다. 사진 |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한화손해보험이 고아가 된 초등학생에게 수천만원 규모의 구상권 청구소송을 제기해 논란에 휘말리자 소송을 취하했다.

A군(12)의 아버지는 2014년 오토바이 운전 중 사고로 사망했다. 베트남인인 A군의 어머니는 사고 전 베트남으로 출국한 뒤 연락두절 상태다. 한화손보는 A군 아버지 사망보험금 1억5000만원을 A군 어머니와 A군에게 각각 6대4의 비율로 지급했다. 6000만원은 A군의 후견인(80대 조모로 추정)에게 맡겨졌고 나머지 9000만원은 A군의 어머니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6년째 한화손보가 보유하고 있다. A군은 현재 고아원에서 살면서 주말마다 조모의 집에 다녀가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한화손보사가 A군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왔다. 부친의 오토바이 사고 당시 상대 차량 동승자 치료비와 합의금으로 보험사가 쓴 돈 5300만원 중 절반 수준인 약 2700만원을 내놓으란 내용이다. 결국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12일 A군에게 한화손보가 요구한 금액을 갚고 못 갚을 시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자를 지급하라는 이행권고결정을 내렸다.

A군의 이런 딱한 사연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 24일 오후 4시 현재 4만8000명이 동의하며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청원글 게시자는 “보험사가 사망보험금을 지급할 때는 6대4의 비율로 어머니의 몫 9000만원을 쥐고 있으면서 구상권은 고아가 된 아이에게 100% 비율로 청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험사는 아이의 어머니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9000만원이 지급될 일이 없을 것이란 걸 뻔히 알면서 ‘어머니가 와야 준다’며 그 돈을 쥐고 있는 채로 고아원에 있는 초등학생에게 소송을 걸었다. A군에 대한 구제책을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이날 오후 “법적인 소멸시효 문제가 있어 소를 제기한 것이며 유가족 대표와 자녀(A군)의 상속 비율(40%) 범위 내 금액에서 일부 하향 조정된 금액으로 화해하기로 합의하고 소는 취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A군 아버지의 사망보험금에 대한 상속은 A군의 어머니와 A군에게 각각 6대4의 비율로 지급했으면서 구상권 청구는 A군에게 100%를 청구한 이유에 대해 “상속인이 다수이고 일부 상속인이 연락이 안 될 경우 연락이 되는 특정인에게 100%를 구상하는 것이 관례”라고 설명했다.

한화손보가 쥐고 있는 A군 어머니 몫의 9000만원은 A군이 성인이 됐을 때 되돌려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A군의 어머니가 계속 돌아오지 않을 경우 A군이 성년이 됐을 때 어머니에 대한 장기실종 신고를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망으로 가름하고 어머니 몫의 보험금을 A군이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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